2025년 4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일부 상품 가격에 관세로 인한 추가 금액을 표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미국 백악관의 강력한 질타와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항의 이후 전격적으로 철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번 사안은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미·중 무역전쟁, 그리고 소비자 투명성이라는 여러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관세 표기 가격제란 ?
관세 표기 가격제란,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할 때 해당 상품에 부과되는 관세와 수입 관련 비용을 상품 가격 옆에 명확히 표시해주는 정책이다. 이 정책이 시행된다면, 소비자는 실제 결제 시 부담하게 될 총액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가격 투명성이 크게 높아진다. 아마존은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아마존 홀(Amazon Haul)' 스토어를 중심으로 이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했다.
정책 검토의 배경
- 디 미니미스(de minimis) 규정 변화: 미국 정부는 2025년 5월 2일부터 디 미니미스 규정을 변경해, 해외 소액 직구 상품에 대한 세금 및 통관 혜택을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테무(Temu), 쉬인(Shein) 등 중국발 초저가 플랫폼의 성장에 대응한 조치였습니다.
- 중국발 초저가 공세: 아마존은 테무, 쉬인 등과의 경쟁에서 가격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 관세 표기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아마존 홀'은 10~20달러 이하의 초저가 상품을 중국 창고에서 직접 배송하는 구조로, 관세 부과 확대 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
정책 검토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백악관은 즉각적으로 "적대적이고 정치적인 행위"라며 아마존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있을 때는 왜 이런 조치를 하지 않았느냐"며, 아마존의 행위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에게 직접 항의 전화를 걸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미국 내에서 관세 정책이 정치적으로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를 보여줍니다.
아마존의 공식 입장 및 철회 발표
아마존은 즉각 성명을 내고 "초저가 상품 '아마존 홀' 팀이 일부 제품에 수입 비용을 표시하는 아이디어를 검토했으나, 이는 주요 아마존 사이트에 대한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며, 어떤 플랫폼에도 구현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해당 검토 내용은 승인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왜 백악관은 아마존의 관세 표기를 문제 삼았나?
- 정치적 책임 전가 우려: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분이 상품 옆에 명확히 표시될 경우, 소비자들은 인상 원인을 정부 정책(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 강화)에서 찾게 됩니다. 이는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인플레이션 프레임: 백악관은 "왜 바이든 행정부 때는 하지 않았느냐"는 식으로, 아마존의 이번 시도가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라고 해석했습니다.
- 무역전쟁의 상징성: 아마존의 관세 표기 정책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를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
1. 초저가 플랫폼의 경쟁력 약화
- 관세 부과 확대와 가격 표기 정책이 시행되면, 테무, 쉬인, 아마존 홀 등 중국발 초저가 플랫폼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다.
- 아마존은 이미 공급업체에 비용 증가분을 전가하거나, 일부 중국 제품 주문을 취소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2. 소비자 투명성 vs. 정치적 부담
- 소비자 입장에서는 총 결제 금액을 미리 알 수 있어 투명성이 높아지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정책 책임론이 부각될 수 있다.
- 글로벌 기업의 가격 정책이 국가 정책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3. 공급망 및 영업이익 타격
- 관세 폭탄은 중국 제품 비중이 높은 아마존 등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에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안긴다.
- 골드만삭스는 무역전쟁이 격화될 경우, 아마존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100억 달러(약 15조 원)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전망과 시사점
1. 글로벌 이커머스의 가격 투명성 논쟁
- 이번 사태는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가격 투명성과 소비자 권리,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어떻게 충돌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 가격에 관세를 명확히 표기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유리하지만, 정치적·외교적 파장도 크다.
2.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 미국 정부의 디 미니미스 규정 강화, 관세 부과 확대 등은 중국발 저가 상품의 미국 시장 진입을 점차 어렵게 만들고 있다.
- 이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격 인상, 소비자 부담 증가 등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3. 기업의 정책 대응 전략
- 아마존은 관세 부담을 공급업체에 전가하거나, 일부 상품 주문을 취소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 동시에, 가격 정책의 변화가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될 수 있음을 경험한 만큼, 앞으로는 정책 변화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관세 표기 가격제 철회는 단순한 기업 정책 변경을 넘어,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소비자 투명성, 그리고 정치적 책임 논쟁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건입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글로벌 기업의 가격 정책이 얼마나 민감하고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가격 투명성, 소비자 권리, 그리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끊임없이 충돌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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