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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구촌 이야기

스페인·포르투갈 대규모 정전, 재생에너지 탓?

by fineU 2025. 5. 2.

스페인·포르투갈 대규모 정전, 재생에너지 탓?

스페인·포르투갈 대규모 정전 사태 개요

2025년 4월 28일, 스페인과 포르투갈 전역, 그리고 프랑스 남부 일부 지역에서 유럽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규모 정전(블랙아웃)이 발생해 수천만 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정전은 정오 무렵 시작되어 약 18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두 나라의 도시 인프라와 교통, 통신, 금융, 공공 서비스가 모두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로 번졌습니다. 스페인 정부와 포르투갈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긴급 복구에 나섰으며, 이틀 만에 대부분 전력 공급이 정상화됐습니다.

정전의 원인과 이상기후의 영향

이번 정전의 직접적인 원인은 스페인 내에서 전체 수요의 60%에 달하는 15GW의 전력이 단 5초 만에 소실되면서 유럽 전력망 간 동기화 장애가 발생한 데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극심한 기온 변화 등 이상기후가 고압 전력선에 '유도 대기 진동'을 일으켜 송전망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REN(포르투갈 전력망 운영사)은 "스페인 내륙 지역의 극심한 기온 변화가 400kV 초고압 송전선에 이상 진동을 유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의 도전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유럽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로 꼽힙니다. 포르투갈은 2024년 기준 전체 발전량의 76.2%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의 51%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역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에 필수적이지만, 변동성 높은 재생에너지의 특성상 전력망 안정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은 기상 조건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급변할 수 있어, 순간적인 수급 불균형이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력망의 유연성과 대응 능력, 그리고 에너지 저장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재생에너지 정책과 포르투갈·스페인 현황

포르투갈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삼고,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전체 전력의 8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2030년에는 최종 에너지 소비의 51%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입니다. 태양광, 풍력, 수력 발전이 주력이며, 최근에는 저비용 재생 전력을 활용한 그린 수소 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스페인 역시 EU의 기후·에너지 정책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 중입니다. 두 나라는 이미 유럽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군에 속하며, 대규모 태양광·풍력 단지와 첨단 에너지 저장 기술 도입에 적극적입니다.

대규모 정전이 남긴 교훈과 향후 과제

이번 대정전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성 강화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 전력망 인프라의 디지털화 및 스마트화: 실시간 모니터링과 자동화된 수급 조정 시스템 도입이 필수적입니다.
  •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확대: 배터리, 양수발전 등 대규모 저장장치 확충을 통해 변동성 대응력을 높여야 합니다.
  • 국가 간 전력망 연계 강화: 유럽 국가 간 송전망 연계를 통해 비상시 전력 수급을 상호 지원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 기상·기후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이상기후에 따른 송전망 리스크를 예측·관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시급합니다.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전환의 미래

재생에너지 확대는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경제적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의 42.5%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목표를 세웠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이보다 앞선 목표를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처럼,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확대는 전력망의 복잡성과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미래에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중앙집중식 발전에서 분산형, 지역 기반의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이 가속화될 것입니다.
  • 그린 수소와 신기술: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 수소, 스마트 그리드, 인공지능 기반 에너지 관리 등 첨단 기술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 시민 참여형 에너지 전환: 에너지 생산과 소비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에너지 커뮤니티가 확산될 전망입니다.

재생에너지 시대, 전력망 혁신이 필수

스페인·포르투갈 대규모 정전 사태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극명하게 보여줬습니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의 양적 확대와 함께 전력망의 스마트화, 에너지 저장 인프라 강화, 기상·기후 리스크 관리 등 시스템 전반의 혁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유럽의 경험은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모든 국가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