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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구촌 이야기

네덜란드, ‘성인 1인당 현금 11만원 보유’ 권고...왜?

by fineU 2025. 5. 25.

최근 네덜란드 중앙은행이 모든 성인에게 1인당 약 70유로(한화 약 11만 원) 상당의 현금을 비상시 대비해 보유할 것을 공식 권고했습니다. 이 권고는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과 결제 시스템 마비,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과 사이버 공격 위험 등 다양한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중앙은행이 제시한 70유로는 비상 상황에서 3일(72시간) 동안 식수, 식량, 의약품, 교통비 등 최소한의 필수 지출을 충당할 수 있는 금액으로 산정되었습니다. 어린이의 경우 1인당 30유로(약 4만 7천 원)가 권고되었습니다.

네덜란드, ‘성인 1인당 현금 11만원 보유’ 권고...왜?

비상 상황에서 현금의 중요성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정전, 은행 시스템 장애, 와이파이 중단과 같은 상황에서는 평소처럼 디지털 결제가 불가능할 수 있지만, 현금은 거의 언제나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을 때 카드 결제와 ATM 사용이 모두 중단되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인프라가 마비될 경우, 현금은 마지막 결제 수단이자 생존을 위한 필수 도구로 작동합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현금 중 일부는 지폐, 일부는 동전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네덜란드 결제 시장의 변화와 현금의 위치

네덜란드는 유럽 내에서도 디지털 결제와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된 국가입니다. 모바일 결제, 비접촉식 결제, ATM 폐쇄 등으로 현금 사용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네덜란드인의 90% 이상이 온라인 또는 모바일 뱅킹을 사용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온라인 결제 플랫폼인 iDEAL은 네덜란드 전자상거래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 결제 환경에서도, 비상 상황에서는 현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 이번 권고의 핵심입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카드 결제가 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해 직불카드, 스마트폰·스마트워치 비접촉 결제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준비하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유럽연합(EU)의 위기 대비 전략과 네덜란드의 대응

네덜란드 중앙은행의 이번 권고는 단독 행동이 아니라, 유럽연합(EU) 전체의 위기 대응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2024년 3월, EU 집행위원회는 모든 회원국 시민이 최소 72시간(3일) 동안 자급자족할 수 있는 ‘생존키트’를 갖추도록 권고했습니다. 이 키트에는 현금, 보조 배터리, 라디오 등이 포함되어야 하며, 이는 자연재해, 분쟁, 정전 등 다양한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의 현금 보유 권고는 EU의 이러한 방침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현금 보유 권고가 주는 경제적·사회적 의미

네덜란드는 디지털 결제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현금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경제적·사회적 의미를 가집니다.

  • 위기 대응력 강화: 디지털 결제 시스템이 마비될 경우, 현금은 즉각적인 대안입니다. 이는 국가적 위기관리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 사회적 포용성 확대: 디지털 소외 계층, 노년층 등 현금 사용에 익숙한 이들에게도 안전망을 제공합니다.
  • 지정학적·사이버 위협 대응: 사이버 공격, 전쟁, 테러 등으로 결제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합니다.
  • 금융 시스템 신뢰도 제고: 국민들이 다양한 결제 수단을 준비하게 함으로써, 금융 시스템 전체의 신뢰도를 높입니다.

개인과 기업이 준비해야 할 실질적 행동 지침

네덜란드 중앙은행의 권고는 단순히 현금을 ‘가지고 있으라’는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합니다.

  • 현금 준비: 성인 1인당 70유로, 어린이 1인당 30유로를 지폐와 동전으로 분산해 보관
  • 결제 수단 다변화: 직불카드, 신용카드, 모바일 결제 등 다양한 수단 확보
  • 비상용 생존키트 마련: 현금 외에도 보조 배터리, 라디오, 식수, 비상식량 등 72시간 자급자족이 가능한 키트 준비
  • 정기 점검: 현금이 유효한지, 생존키트가 잘 보관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

이러한 준비는 개인뿐 아니라, 소상공인 및 기업에도 해당됩니다. 결제 시스템 장애 시에도 최소한의 영업이 가능하도록 현금 결제 시스템을 유지·점검해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 현금의 재발견

네덜란드 중앙은행의 ‘성인 1인당 현금 11만원 보유’ 권고는 디지털 결제 시대에도 현금이 갖는 본질적 가치를 재조명한 사례입니다. 첨단 결제 인프라를 갖춘 국가일수록, 위기 상황에서의 ‘아날로그’ 수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디지털 결제의 편리함과 혁신이 일상화된 오늘날, 현금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위기 대응과 사회적 포용, 금융 안정성의 상징적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각국 정부와 금융기관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 잡힌 결제 생태계 구축에 더욱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이 포스팅은 네덜란드 중앙은행의 현금 보유 권고를 중심으로, 비상 상황에서의 현금의 경제적·사회적 의미와 실질적 준비 방안을 심층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의 현금의 역할,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결제 시스템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