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국채 발작’ 현상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를 돌파하고, 일본 초장기 국채 금리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이런 충격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 시장의 ‘발작’…무슨 일이 벌어졌나
최근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국채 발작(Bond Market Tantrum)’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21일(현지시간),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5.089%로 마감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5%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20년 만기 국채의 발행금리도 연 5.047%로 집계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미국 국채 시장에서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미국의 만성적인 재정적자, 국가부채 증가, 그리고 감세정책 논의 등으로 인한 ‘국가부채 공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감세안 추진 등도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일본 국채 시장도 흔들…동반 위험 신호
미국뿐 아니라 일본 역시 국채 시장의 불안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21일,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3.185%, 40년물은 3.635%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소비세 감세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부족해진 재원을 적자 국채로 메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입니다.
일본 역시 재정적자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 그리고 영국·독일 등 주요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글로벌 채권 시장 전반에 위험 신호가 켜졌습니다.
‘국채 발작’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갖고 있어, 미국과 일본의 국채 시장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돌파했던 지난해 10월, 국내 장기 국채 금리도 연 4%를 넘었고,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로 급등했으며, 코스피 지수도 2,200선까지 밀려났습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 동조성 상관계수는 0.94로, 주요 8개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국 국채 금리의 움직임이 한국 금융시장에 거의 실시간으로 반영된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국채 시장 불안이 곧바로 한국의 금리, 환율,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경제, 왜 ‘안심할 수 없는가’
한국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금리 격차 확대: 미국 기준금리(5.5%)와 한국 기준금리(3.5%)의 격차가 2% 포인트로 벌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및 환율 불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 주택담보대출 등 시장금리 상승: 미국의 고금리 영향으로 국내 시장금리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 증시 하락과 환율 불안: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시 코스피 등 국내 증시가 하락하고,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집니다.
- 외국인 투자자 동향: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채권시장에서도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의 국채 시장 불안은 한국 경제 전반에 ‘소리 없는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주요 리스크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최악의 경우 7% 금리까지도 대비해야 한다”라고 언급했으며, 연준 내부에서도 내년 중반까지는 금리 인하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 둔화와 함께 10년물 국채 금리가 4.2~4.3% 수준으로 안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유가 상승, 세계 경제 회복 지연, 중동 사태 등 다양한 불확실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대응 전략과 투자자 유의점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와 투자자들이 취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책 대응 강화: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외환시장 개입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금리 리스크 관리: 가계와 기업은 고금리 환경에 대비해 부채 구조를 점검하고, 이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 분산 투자와 안전자산 확보: 투자자들은 글로벌 금리 변동성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고,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 시장 모니터링 강화: 미국과 일본의 국채 시장 동향, 글로벌 경제 지표, 환율 및 금리 변동 등을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합니다.
‘국채 발작’ 시대, 한국도 예외 아니다
미국과 일본의 ‘국채 발작’은 단순히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긴밀하게 연결된 시대, 한국 역시 그 충격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은 한국의 금리, 환율, 증시, 그리고 실물경제 전반에 걸쳐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습니다. 정부와 시장 참여자 모두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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