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 108년 만의 충격
2025년 5월,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Moody’s)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무디스가 1917년 미국에 최고등급을 부여한 이후 108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미국이 전통적으로 유지해 온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라는 지위에 균열이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앞서 S&P(2011년), 피치(2023년)도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바 있으나, 무디스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최고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평가사는 더 이상 남지 않게 됐습니다.
강등의 배경: 미국 국가부채와 재정적자
무디스는 등급 강등의 주요 사유로 만성적인 국가부채 증가와 재정적자, 그리고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 심화를 꼽았습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는 2024년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4%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으며, 현재 약 36조 달러(한화 약 5경 400조원)에 이릅니다. 최근 수년간 대규모 감세 정책과 재정지출 확대가 병행되면서 재정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어, 재정건전성에 심각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무디스는 “정부 부채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공화당이 추진 중인 대규모 감세안이 이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정부 부채 비율과 이자지급 비율이 지난 10여 년간 유사한 등급의 국가들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증가한 점도 등급 하향의 결정적 배경이 됐습니다.
금융시장과 달러, 국채의 영향
신용등급 강등 발표 직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0.04%포인트 급등했고, 달러인덱스는 하락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와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과거 2011년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당시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글로벌 주가가 하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큰 충격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이번 무디스의 결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이 강등된 첫 사례는 아니지만, 국가부채 문제에 대한 경고음이 다시 한번 울린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다만, 이미 시장에 노출된 리스크였던 만큼 단기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와 한국에 미치는 파장
미국 신용등급 하락은 단순히 미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국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돼 왔기 때문에, 신용등급 하락은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다른 국가의 국채와 환율, 자금 조달비용 등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무디스의 발표 직후 뉴욕증시, 비트코인, 국채금리, 달러환율 등이 “무디스 충격”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미 예상된 조치로,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으나, 원달러 환율의 평가절상 등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가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국채 금리가 상승(가격 하락)하고,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 있으며, 이는 정부의 재정부담을 자극해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역사와 시사점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 2011년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 2023년 피치도 같은 조치를 단행했다.
- 2025년 무디스까지 등급을 낮추면서, 미국은 108년 만에 최고 신용등급을 모두 잃게 됐다.
이러한 신용등급 하락은 미국의 재정정책, 통상정책, 통화정책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맞물려, 미국 국채의 추가 하락과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이 우려됩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부채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라고 지적합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대응 전략
무디스는 등급 전망을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으나, 미국의 재정건전성 회복 없이는 추가 하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국 정부가 세출 구조조정, 감세 정책 재검토 등 근본적인 재정개혁에 나서지 않는 한, 신용등급 하락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와 정책당국은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이 필요합니다.
- 미국 국채와 달러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 점검
-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 글로벌 신용등급 변화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변화 예의주시
- 미국발 금융불안이 신흥국으로 전이될 가능성 경계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108년 만에 최고지위를 잃은 역사적 사건입니다. 이는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 저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달러와 국채 자산의 위상 약화 등 다양한 파장을 예고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으나, 미국의 만성적 재정적자와 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신용등급 하락과 그 여파는 앞으로도 계속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각국 정부와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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