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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 이야기

'정기휴무일' 없는 프랜차이즈, 자영업 현실과 과제

by fineU 2025. 4. 24.

'정기휴무일' 없는 프랜차이즈

프랜차이즈 17만 개, 왜 정기휴무일이 없나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 정기휴무일이 아예 없는 곳이 17만 개에 달합니다. 이는 전체 가맹점의 62.7%에 해당하는 수치로, 10곳 중 6곳 이상이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기휴무일이 없는 이유는 치열한 자영업 경쟁, 본사의 매출 압박, 소비자들의 편리함 추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특히 프랜차이즈 본부는 가맹점의 매출이 곧 수익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가맹점주에게 휴무일을 권장하기보다는 최대한 영업을 독려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정기휴무일 없는 업종별 현황

정기휴무일이 없는 프랜차이즈는 업종별로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2023년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주요 업종별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업종  정기휴무일 없는 비율
편의점 99.2%
커피·비알코올음료점 81.4%
제과점  78.3%
피자·햄버거·샌드위치점  59.5%
생맥주·기타주점업 56.8%
자동차 전문 수리업 2.8%
의약품·의료용품 소매업  12.1%

특히 편의점은 24시간 운영 특성상 거의 모든 점포가 정기휴무일 없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커피전문점, 제과점, 패스트푸드점 등도 절반 이상이 무휴 운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장시간 영업의 현실과 자영업자 부담

정기휴무일이 없다는 것은 곧 장시간 영업과도 직결됩니다. 실제로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 영업하는 가맹점이 전체의 27%에 달하며, 편의점은 99.7%가 14시간 이상 영업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과점, 가정용 세탁업, 커피전문점 등도 장시간 영업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이런 현실은 자영업자에게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안겨줍니다. 매출 압박, 인력 부족, 경기 침체까지 겹쳐 자영업자들은 쉬는 날 없이 일하면서도 수익 개선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자영업자 평균 소득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기휴무일 없는 프랜차이즈의 사회적 영향

정기휴무일 없는 프랜차이즈의 확산은 단순히 자영업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노동 강도 증가: 자영업자와 가족, 종업원 모두 충분한 휴식 없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 서비스 품질 저하: 피로 누적은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일·생활 균형 악화: 자영업자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가족과의 시간도 줄어듭니다.
  • 소비자 편익과 상충: 소비자는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을 누리지만, 그 이면에는 점주의 희생이 따릅니다.

이처럼 정기휴무일 없는 운영 방식은 사회적 비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기휴무일 도입 논의와 해외 사례

일부 전문가와 자영업자 단체는 정기휴무일 도입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습니다. 이미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제도처럼,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최소한의 휴식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해외의 경우, 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국은 법적으로 일요일 영업을 제한하거나, 자영업자의 휴식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일부 업종은 정기휴무일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며,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사례가 많습니다.

국내에서도 프랜차이즈 본부가 가맹점의 자율적 휴무를 인정하거나, 지역별로 상생협약을 맺는 시도가 일부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프랜차이즈 업계와 자영업자의 미래 과제

정기휴무일 없는 프랜차이즈 17만 개 현실은 자영업 구조의 한계와 변화 필요성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 가맹본부의 인식 전환: 단기 매출보다 가맹점주의 지속가능한 경영이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 정기휴무일 제도화 논의: 업종별 특성과 지역 실정을 반영한 정기휴무일 도입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 소비자 인식 개선: 편리함 뒤에 숨은 자영업자의 희생을 이해하고, 휴무일을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자영업자의 경영 안정과 일·생활 균형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우리 경제와 일상에 깊이 뿌리내린 만큼, '정기휴무일 없는 17만 개'라는 숫자에 담긴 의미를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