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 LNG의 약 25%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곳이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됩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사이에 위치한 폭 55km의 좁은 해협으로, 수심이 깊어 대형 유조선이 통과할 수 있는 구간은 10km 이내에 불과합니다. 이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며,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카타르, UAE 등 중동 산유국의 원유와 LNG가 전 세계로 수출되는 핵심 수로다. 2023년 기준, 하루 약 2,100만 배럴의 원유와 8,600만 톤의 LNG가 이곳을 통해 이동합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합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3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콘덴세이트의 83%가 아시아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이처럼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에너지 안보의 핵심이자, 세계 경제의 ‘목줄’로 불립니다.
중동 리스크 확대의 배경과 현황
2025년 6월,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심화되면서 중동 리스크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미사일 시설, 군사 지휘소, 정유소 등 주요 인프라를 공습했고, 이란도 이스라엘 주요 도시와 에너지 시설에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양국의 에너지 인프라가 큰 피해를 입으면서 국제 유가와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관계자는 “세계 석유의 3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란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해 왔으나, 실제로 전면 봉쇄가 이뤄진 사례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이란이 봉쇄 카드를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나리오와 글로벌 영향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봉쇄된다면, 하루 약 2,100만 배럴의 원유와 8,600만 톤의 LNG 공급이 차단됩니다. 이는 전 세계 원유 공급의 20% 이상, LNG의 25%에 해당하는 막대한 물량입니다. 사우디와 UAE가 보유한 우회 파이프라인의 수송 능력은 해협의 30% 수준에 불과해, 대체 경로만으로는 공급 차질을 해소할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15~20% 이상 급등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2025년 6월 이스라엘-이란 충돌 직후 국제 유가는 7% 넘게 급등했습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점화되고,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후퇴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됩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마비와 원자재 가격 급등, 소비자 물가 상승, 기업 수익성 악화 등 복합적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와 산업일수록 타격이 큽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70%, LNG 수입의 4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 자원의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옵니다. 산업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한국 전 산업의 생산비 상승률은 3.02%, 제조업 5.19%, 서비스업 1.39%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정유·화학·운송업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입니다.
특히 반도체, 전기전자 업종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합니다. 최근 환율 하락과 중동 리스크가 겹치면서 2분기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으며, 실적 반등이 절실한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 유가 급등은 수입물가지수 상승, 무역수지 악화, 소비자 물가 상승 등 한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국제 유가 및 글로벌 금융시장 반응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국제 유가와 금융시장은 극도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5년 6월 이스라엘-이란 충돌 직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은 7% 이상 급등했고, 싱가포르 두바이유 현물도 5% 이상 올랐습니다. 업종별로 에너지주는 강세를 보였으나, 반도체 등 IT주는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금값, 달러환율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두드러졌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전망과 대응 전략
전문가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이란 역시 원유 수출의 상당 부분을 해협에 의존하고 있어, 봉쇄는 자국 경제에도 치명적이다.
- 주요 고객국인 중국, 아시아 국가들의 반발과 국제사회의 군사적 대응(특히 미 해군 제5함대의 존재) 가능성도 부담이다.
- 이란은 무해통항권에 가입돼 있어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는 한 항해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 충돌이 장기화되거나, 이란의 석유 인프라가 추가로 공격받을 경우, 단기적·부분적 봉쇄 또는 해운사·보험사의 운항 중단 등으로 실질적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의 단기 급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급망 혼란 등 리스크 관리는 필수적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정부와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이 요구됩니다.
-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및 비축 확대
- 대체 운송 경로 및 물류망 확보
- 환율·금리 등 금융 리스크 관리 강화
-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정책 강화
- 글로벌 협력 및 외교적 대응력 제고
호르무즈 해협은 단순한 해상 수로가 아니라, 세계 에너지 안보와 글로벌 경제의 핵심 축입니다. 중동 리스크 확대와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봉쇄 가능성은 낮지만 단기적 공급 차질과 국제 유가 급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복합적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경제적 충격이 클 수 있으므로, 정부와 기업 모두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대응 전략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앞으로도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의 동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보 공유가 필요합니다.
'요즘 지구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中 "일부 희토류 수출 허가 신청 승인" (2) | 2025.06.14 |
---|---|
'인도의 피카소', 후세인 작품 경매, 최대 390억 원의 가치 (4) | 2025.06.14 |
중국 텐센트, 20조에 넥슨 인수 검토 (1) | 2025.06.13 |
애플, 12년 만의 최대 변화와 반투명 아이폰 도입 (3) | 2025.06.12 |
미국 5월 고용지표 호조와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의장 교체 예고: 증시 영향? (2) | 2025.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