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임장크루’ 활동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임장크루란 여러 명이 모여 부동산 매물과 주변 환경을 직접 둘러보며 정보를 공유하는 단체 활동을 말합니다.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이 전세 사기 등 각종 부동산 리스크에 대응하고자 적극적으로 현장을 방문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임장크루는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매수 의사가 없는 단순 구경이나 공부 목적으로 임장을 다니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공인중개사들의 불만이 커졌습니다. 이에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임장 기본보수제’(임장보수제) 도입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 부동산 시장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임장보수제란 무엇인가? 제도의 핵심 내용
임장보수제란 거래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공인중개사가 매물 안내 및 임장 활동에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해 일정 금액의 보수를 받는 제도입니다. 현재는 매매나 임대차 계약이 성사될 때만 중개보수가 발생하지만, 임장보수제가 도입되면 매물 현장 방문 자체만으로도 비용이 청구됩니다.
- 도입 방식: 소비자가 중개사무소를 통해 매물을 둘러볼 경우 일정 임장비를 사전 납부하고, 실제 계약이 체결되면 해당 비용을 중개보수에서 차감하는 방식이 유력합니다.
- 참고 모델: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매수 의향서 제출 제도를 참고해 설계되고 있습니다.
- 도입 배경: 임장크루 등 매수 의사 없는 방문이 늘면서 중개사의 시간·노력 낭비가 심화되고, 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협회의 주장입니다.
임장보수제 도입의 찬반 논쟁
- 찬성 입장
- 정당한 노력 보상: 중개사는 매물 확인, 정보 수집, 상담, 임장 안내 등 계약 성사 전에도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한다. 임장보수제는 이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보장한다.
- 서비스 질 향상: 안정적인 수입 기반이 마련되면, 중개사들은 진성 고객에 더 집중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업무 효율성 증가: 불필요한 임장이나 ‘찔러보기식’ 방문이 줄어들고, 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반대 입장
- 소비자 부담 증가: 여러 매물을 비교해야 하는 실수요자에게 임장비가 누적되면 부담이 크다. 실제 계약 없이도 비용을 내야 한다는 점에 소비자 반발이 크다.
- 직거래 증가 우려: 임장비 부담으로 중개사 이용을 꺼리고, 부동산 직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 시장 교란 가능성: 일부에서는 임장비를 받기 위해 질 낮은 매물까지 무리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임장크루가 촉발한 임장보수제 논의의 배경
임장크루의 등장은 부동산 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와 안전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됐습니다. 전세 사기, 허위 매물, 깡통전세 등 각종 리스크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실수요자들은 직접 현장을 보고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임장크루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집단입니다.
하지만 임장크루가 매수 의사 없이 단순 구경이나 정보 수집만을 목적으로 중개사와 함께 여러 매물을 방문하는 사례가 늘면서, 중개사들은 시간·노력 낭비에 대한 불만을 쌓아왔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임장보수제 논의가 본격화된 것입니다.
공인중개사협회는 “공인중개사는 단순 안내자가 아니라 국민 재산을 다루는 전문 자격사”라며, 임장 과정에서의 노력과 서비스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임장보수제 시행 시 예상되는 변화와 영향
임장보수제가 도입되면 부동산 시장에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 중개서비스의 전문성 강화: 임장 자체가 단순 안내가 아닌 전문 서비스로 인정받게 되며, 중개사들의 서비스 품질이 높아질 수 있다.
-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재편: 임장비 부담으로 인해 ‘찔러보기’식 임장이 줄고, 진성 매수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 소비자 선택권 위축 우려: 여러 매물을 비교·검토해야 하는 실수요자들은 비용 부담이 커져, 중개사 이용을 꺼릴 수 있다.
- 직거래 활성화 가능성: 임장비 부담 회피를 위해 직거래가 늘어나면, 오히려 시장의 투명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향후 과제
임장보수제 논의가 본격화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부동산 관련 포럼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쇼핑 가서 물건 안 사도 돈 내야 하냐”, “수수료를 챙기려고 질이 떨어지는 매물들도 보여줄 것 같다”, “임장비 도입되면 중개 수수료도 정액제로 바꾸자” 등.
소비자들은 임장비 도입이 실질적으로 ‘복비’(중개수수료) 부담에 더해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는 구조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개사들은 임장크루 등으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와 전문성 저하를 막기 위해 임장보수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향후 제도 도입 시에는 실수요자 보호와 시장 투명성, 중개사 권익 보장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며, 임장비의 적정 수준·환불 조건·적용 범위 등 세부 기준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임장보수제, 부동산 시장의 새 기준이 될 수 있을까?
임장크루의 확산과 임장보수제 논의는 한국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변곡점입니다. 정보 비대칭 해소와 실수요자 보호라는 순기능과, 소비자 부담 증가 및 시장 위축이라는 부작용이 공존합니다. 중개사와 소비자 모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투명한 제도 설계, 적정한 비용 책정, 실수요자 보호장치 마련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임장보수제는 단순히 비용 문제를 넘어, 한국 부동산 시장의 서비스 품질과 신뢰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이슈로 자리매김할 전망입니다. 앞으로의 논의와 시행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와 세밀한 제도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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