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한동안 전기차(EV)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최근 흐름은 조금 달라지고 있습니다. 충전 인프라 부족, 배터리 원자재 가격 상승, 장거리 주행의 불편함 때문에 전기차만을 고집하기보다는 하이브리드(HEV, PHEV)나 디젤 차량을 다시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전기차 성장 정체와 한계
전기차는 탄소 배출 절감이라는 명확한 장점으로 각국 정부와 제조사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몇 가지 한계를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 첫째, 충전 인프라 격차입니다. 일부 대도시에서는 고속 충전소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중소도시나 시골 지역은 여전히 충전 환경이 열악합니다. 장거리 운전을 자주 하는 소비자에게는 큰 불편 요소입니다.
- 둘째, 배터리 가격과 안정성입니다. 전기차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는 리튬, 니켈, 코발트 가격 변동에 민감합니다. 배터리 화재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 소비자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되죠.
- 셋째, 중고차 가치와 보증 문제입니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중고 전기차의 잔존가치가 낮고, 배터리 교체 비용이 높아 소비자 망설임을 불러옵니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EV 재고가 늘어나면서 할인 판매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의 부상과 소비자 선택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활용하는 만큼 전기차의 장점과 내연기관의 편의성을 절묘하게 결합한 모델입니다.
- 첫째, 충전에 대한 부담이 적습니다.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차량은 자체 충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별도의 외부 충전소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은 필요할 경우 가정용 충전기를 활용할 수도 있어 선택지가 다양합니다.
- 둘째, 연비 효율이 높습니다. 특히 도심 주행 시 모터 주행이 빈번해지고, 제동 에너지를 회수하는 회생 브레이크 시스템 덕분에 기름값 절감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만족도가 큽니다.
- 셋째, 가격 경쟁력입니다. 전기차 대비 초기 구입가는 상대적으로 낮고,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 정책 또한 점차 확대되면서 가성비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충전 인프라의 부담은 없애고 친환경성과 효율성을 모두 챙기고 싶은 소비자에게 하이브리드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디젤차의 재평가
한때 ‘디젤 게이트’ 사건 이후 몰락의 길을 걷는 듯 보였던 디젤차가 최근 일부 시장에서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 첫째, 장거리 및 고속주행 효율성입니다. 디젤 엔진은 휘발유 대비 높은 토크와 낮은 연료 소비율을 자랑합니다. 장거리 운행이 많은 운전자에게 여전히 유리합니다.
- 둘째, 새로운 기술 발전입니다. 유럽을 중심으로 배출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SCR(선택적 촉매 환원) 시스템과 DPF(매연저감장치) 기술이 보급되면서 과거의 오염 논란을 점진적으로 해소하고 있습니다.
- 셋째, 글로벌 물류·상용 시장입니다. 개인 승용차 시장에서는 비중이 줄었지만 트럭, 버스 등 상용차 부문에서는 여전히 디젤이 강력한 입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기 상용차의 주행거리 한계와 충전 시간문제 때문에 디젤차는 쉽게 대체되지 않습니다.
각국 정책과 소비자 흐름
자동차 시장의 판도는 기술뿐 아니라 각국의 정책 방향에도 크게 좌우됩니다.
미국은 전기차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하이브리드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토요타·혼다 등이 주도적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유럽은 2035년 내연기관 판매 금지 정책을 발표했지만, 최근 에너지 위기와 인프라 속도 지연으로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브릿지 기술’로서 하이브리드 및 클린 디젤이 다시금 부각되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2035년을 목표로 한 전기차 확대 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나, 소비자들은 아직 하이브리드 차량을 더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4년 신규 등록 차량 비중을 보면 하이브리드 점유율이 눈에 띄게 상승한 데이터가 이를 증명합니다.
완성차 업체 전략 변화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미 한 차례 '올인'했던 전기차 전략을 일부 벗어나 하이브리드, 디젤 등 다양한 친환경차 포트폴리오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토요타, 혼다 등은 하이브리드 중심의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전기차 신모델을 병행 출시하는 '투트랙 전략'을 실천 중입니다. 유럽 브랜드들은 배출가스 저감기술(SCR, DPF)로 디젤의 친환경 경쟁력을 높이며, 트럭, 버스 등 상용 차량에서는 여전히 디젤 중심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합성연료(e-Fuel), 전기화 디젤,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등 친환경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기존 자동차 사업 외에도 로보틱스나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 변화로 인한 경기 변동과 기술 경쟁에서의 적응력이 2025년 자동차 시장 판도를 좌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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