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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 이야기

우리가 모르는 새 올라있는 물가, ‘스니크플레이션’ 때문?

by fineU 2025. 9. 1.

스니크플레이션이란 무엇인가?

최근 뉴스를 보거나 장을 보러 가면 자연스럽게 “어? 물건 값이 또 올랐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히 가격이 오르는 것뿐 아니라, 조용히, 눈에 잘 띄지 않게 물가가 오른 효과가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스니크플레이션(Shrinkflation, Sneakflation)’이라는 개념입니다.

스니크플레이션이란 가격을 직접적으로 올리지 않고, 제품의 양이나 크기, 내용물을 줄여 실제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비용을 높이는 행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500ml였던 음료가 어느새 450ml로 줄어들었는데 가격은 똑같은 경우가 대표적이죠. 소비자는 처음엔 잘 눈치채지 못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같은 금액에 더 적은 가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체감 물가는 상승한 것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나타나는 물가 상승의 그림자 속에서 이 스니크플레이션은 갈수록 교묘하게 우리의 소비생활에 파고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새 올라있는 물가, ‘스니크플레이션’ 때문?

왜 기업들은 스니크플레이션을 선택할까?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굳이 가격을 직접 올리지 않고, 눈 가리고 아웅 하듯 ‘숨은 인상’을 시도하는 걸까요?

  • 소비자 저항 최소화

가격표에 숫자가 바뀌면 소비자는 즉각 반응합니다. “이 제품 또 올랐네, 그럼 다른 걸 사야지” 같은 행동이 쉽게 일어나죠. 하지만 용량이 줄거나 구성품이 빠지면 소비자가 알아차리는 시간이 걸리고, 체감이 늦게 나타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 반발을 피할 수 있죠.

  • 브랜드 이미지 보호

“가격이 올랐다”는 건 소비자의 불만을 즉각적으로 불러옵니다. 그러나 “양이 조금 줄었다”는 건 시간이 지나서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비용 부담을 전가할 수 있어 기업이 선호합니다.

  • 원가 상승 압력 대응

원자재 가격이나 물류비, 환율 등 다양한 외부 요인으로 원가가 오릅니다. 이런 경우 제품 가격을 단번에 올리는 대신, 눈에 잘 띄지 않게 ‘스니크플레이션’을 도입해 운영하는 거죠.

즉, 기업들은 소비자 심리를 고려해 가격 인상 대신 교묘하게 제품의 질적·양적 변화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일상 속 스니크플레이션 사례들

여러분도 아마 모르는 사이에 이미 스니크플레이션을 경험했을 수 있습니다. 몇 가지 흔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 과자 봉지

예전에는 가득 차 있던 과자 봉지가 이제는 반도 안 차 있는 느낌을 받은 적 있을 겁니다. 실제로는 공기만 많아지고 과자 중량은 줄어든 경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 음료 및 커피

500ml → 450ml, 350ml → 330ml 등으로 용량이 줄지만 가격은 동일하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보기에는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소비자 지출은 늘어나는 셈입니다.

  • 생활용품

샴푸, 세제, 화장지 같은 생활필수품도 점차 용량이 줄어드는 식으로 소비자를 압박합니다. 특히 포장 디자인을 바꾸면서 안에 들어가는 양을 소폭 줄여 눈에 덜 띄게 하는 방식이 흔하죠.

이처럼 스니크플레이션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제품 속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스니크플레이션과 소비자 물가의 상관관계

스니크플레이션은 단순히 ‘제품이 줄었다’라는 차원을 넘어, 더 큰 경제적 영향을 미칩니다.

  • 체감 물가 상승

소비자는 가격이 동일해도 점점 더 자주 제품을 사야 하므로 체감 물가는 올라갑니다.

  • 통계에 잘 드러나지 않음

보통 물가 통계는 제품 가격 변화를 기준으로 측정됩니다. 따라서 제품 양이 줄어들어도 가격이 그대로라면 인플레이션 지표에는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실제 생활과 통계 사이에 괴리가 생깁니다.

  • 소비자 신뢰도 하락

장기적으로 소비자가 이 변화를 깨닫게 되면, 기업과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게 됩니다. 이는 결국 소비 심리 위축 및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스니크플레이션은 겉으로는 ‘조용한 물가 상승’이지만, 그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대비할 수 있는 방법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스니크플레이션을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몇 가지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단위 용량당 가격 확인하기

제품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100ml당, 100g당 가격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대형마트나 온라인몰에서 제공하는 ‘단위 가격 표시’를 꼼꼼히 보면 실제로 어떤 제품이 더 경제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 브랜드 고정관념 버리기

친숙한 브랜드만 고집하기보다 용량과 가격을 비교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히려 PB 상품이나 대체 브랜드가 더 가성비가 좋은 경우도 많습니다.

  • 리뷰와 후기 체크

온라인 리뷰를 통해 최근 제품 변화를 살펴보면 도움이 됩니다. “이 제품 예전보다 작아졌다”는 경험담이 종종 소비자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니까요.

이처럼 소비자 스스로 정보에 기반한 선택을 하면 스니크플레이션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물가 트렌드와 스니크플레이션의 미래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앞으로도 스니크플레이션이 더 빈번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합니다. 특히 소비자들이 가격 변동에 더 민감해진 현재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가격 인상보다는 은밀한 방식으로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소비자 인식의 변화와 정책적 대응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식품이나 생활용품에 대해 ‘스니크플레이션 관련 표시 강화’를 검토하고 있으며, 언론 역시 꾸준히 이러한 현상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어떻게 정보를 바탕으로 스마트한 선택을 하는가와 기업들이 장기적인 신뢰를 지키는 전략을 세우는가일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얻을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소비자 신뢰를 잃으면 브랜드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니크플레이션은 단순한 가격 인상이 아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물가 상승의 한 형태입니다.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빈번하게 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소비자는 단순히 가격만이 아니라 용량, 구성, 단위 가격을 꼼꼼히 살피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또한 기업들 역시 단기적인 이익보다 소비자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 성공에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가 모르는 새 올라 있는 물가—그 이면에는 스니크플레이션이 숨어 있을지 모릅니다.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격 인상의 함정을 알아차리고, 보다 현명한 소비 전략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