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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 이야기

저축은행 금리만 역주행? 현황과 배경

by fineU 2025. 8. 6.

최근 저축은행 업계를 관통하는 큰 이슈 중 하나가 바로 ‘금리 역주행’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50%로 내린 상황에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계속 하락세임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3%대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오르는 현상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2025년 7월 기준 주요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3.00%에 달합니다. 불과 석 달 전 2%대로 떨어졌던 금리가 다시 3%대로 오르는 등 ‘역주행’이라는 표현이 실감납니다.

저축은행 금리만 역주행? 현황과 배경

반면, 전국 38개 시중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33%로 하락한 상태이며, 시중은행 중 3%대 금리는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최근 저축은행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의 신호탄입니다.

기준금리 인하와 저축은행 금리 인상의 동시 현상

"기준금리가 내리면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내려간다"는 것은 경제환상에서 통념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0.5%포인트 내려감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이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그런데 저축은행은 정반대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 금리는 기준금리와 동행하지만, 최근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 수신 경쟁 격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금리만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주행의 이면에는 저축은행의 고유한 공급-수요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 그리고 경쟁 환경이 놓여 있습니다.

예금자 이탈과 수신 경쟁: 왜 저축은행은 금리 올릴까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인상하는 핵심 배경은 바로 ‘수신 잔액 감소’입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은행 고객들은 더 높은 이자를 쫓아 자금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저축은행의 수신(예금+적금) 잔액은 2023년 대비 14.2%나 감소하는 등 큰 폭의 위축을 보였습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수신 잔액이 줄어들수록 대출 여력도 떨어지고, 영업활동에도 제약이 커집니다. 그래서 예·적금 금리를 경쟁적으로 인상하여 자금 유치를 노릴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 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예테크족'이나 2030~5060 금융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저축은행 금리 인상의 자극제가 됩니다.

수신경쟁이 과열될 경우, 일시적으로 금리가 높아도 지속적인 고금리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지만, 당장 유동성 유출을 막으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예적금 특판 등을 동원해 금리 인상에 나선 것입니다.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과 머니무브의 영향

또 다른 주요 요인은 바로 ‘예금자 보호 한도 변화’입니다. 2025년 9월부터 예금자 보호 한도가 기존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됩니다. 이는 예금자 입장에서 더 높은 안전판이 마련된 셈이기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에 더 큰 자금이 몰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이른바 '머니무브(Money Move)'가 가속화될 우려가 커지면서, 저축은행들 역시 9월 본격적인 자금 이동에 앞서 미리 예금 금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예금 만기를 다양화하며 고객 이탈 방지와 동시에, 선제적으로 수신잔액을 늘려 예금 확보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예금보험료율이 은행권(0.08%) 대비 0.4%로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 그리고 대출 등의 자산운용위험이 높아진 환경 속에서 과도한 고금리 경쟁이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금리 차별화, 그 의미

2025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은행권과 저축은행권의 예금금리는 빠르게 벌어지는 양상을 띱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차이는 0.34%포인트로 본격적인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은행권 고객 가운데 일정 자금을 저축은행으로 이동하려는 흐름과 함께, 비상업적 목적의 단기 예금자(예테크족)의 유입이 본격화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축은행은 단순히 자금 유출 방지가 아닌, 신규 자금 유치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전 현상이 영구적일 수는 없습니다. 저축은행이 시중은행과 마냥 경쟁적으로 금리 격차를 유지하기는 한계가 있고, 자산건전성·대출여력·금융정책 변화 등의 리스크 요인도 공존합니다.

향후 전망과 금융소비자가 주의할 점

저축은행의 공격적인 수신 경쟁은 단기적으로는 금리 혜택을 누리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금자 보호 한도 확대와 맞물리는 2025년 하반기까지는 저축은행 중심의 머니무브가 한차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그만큼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중한 상품 선택과 분산 투자가 중요해집니다.

다만, 저축은행의 금리 인상에는 다음과 같은 리스크가 따릅니다.

  • 부동산 경기 위축 및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부실 가능성이 커진 시장 상황
  • 예금보험료 부담 및 추가 영업비용 증가
  •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자산 운용의 불확실성
  • 과열된 수신 경쟁 탓에 저축은행 자체 수익성 하락 가능성

특히 저축은행은 주로 예·적금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대출 대상을 서민·중소기업·저신용자에 집중하기에 리스크가 은행권보다 높습니다. 실제 예금자보호한도 확대 이후 자산건전성 기준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므로, 가입 전 해당 저축은행의 재무 건전성과 상품 조건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상품 약관 및 금융당국 공시, 예금보험 적용 여부, 만기·금리·우대조건 등을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필수입니다.

저축은행 금리 역주행의 현상은 금융시장 이슈, 정책 변화, 시장 경쟁, 소비자 행태 변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입니다. 수신 경쟁이 심화된 지금, 예금자에게는 한시적인 기회이지만, 금융사와 소비자 모두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할 때임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