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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 이야기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또 불발…11번째 도전의 의미

by fineU 2025. 6. 25.

한국 증시가 2025년에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DM) 편입에 실패했습니다. 이번에도 선진국지수 편입의 첫 관문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조차 이루지 못했습니다. 2014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이후 11년째 신흥국(EM) 지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또 불발…11번째 도전의 의미

MSCI 선진국지수란 무엇인가?

MSCI는 전 세계 증시를 선진국(DM), 신흥국(EM), 프론티어, 독립시장으로 분류합니다. 이 분류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각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 규모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 선진국지수(DM):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선진국 증시가 포함
  • 신흥국지수(EM): 한국, 중국, 인도, 대만, 튀르키예 등 성장성이 높은 국가 증시가 포함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고, 국가 신용도와 증시 위상이 높아지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 주요 원인 분석

1. 시장 접근성 미흡

MSCI는 한국 증시의 시장 접근성 개선 노력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외환시장 개방,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절차, 정보 흐름, 청산 및 결제, 자본 이동의 용이성, 투자상품 가용성 등 6개 항목에서 ‘마이너스’ 평가를 받았습니다.

  • 외환시장 자유화: 해외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낮은 환전 가능성이 문제로 지적됨
  • 투자자 등록 시스템: 복잡한 투자자 식별 시스템(IRC→LEI 전환 등) 운영상 문제 지속
  • 파생상품 접근성: 파생상품 및 기타 투자상품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

2. 규제 불확실성과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

최근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 등 일부 제도 개선은 있었으나, 규정 준수에 따른 운영 부담과 예측 불가능한 규제 변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여전히 크다는 점도 편입 불발의 배경이었습니다.

3. 제한적 개혁 조치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이 외국인 투자자 계좌개설 요건 완화,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 등 개혁 로드맵을 마련했으나, MSCI는 “제한적 개혁이 완전한 선진시장 구현에 충분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MSCI의 편입 기준과 한국의 현주소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올라야 하며, 그 이후 2~3년간의 평가를 거쳐 최종 편입이 결정됩니다.

평가 항목 MSCI 기준 한국 현황 및 평가
외환시장 자유화 24시간, 자유로운 거래 거래시간 연장 등 일부 개선, 여전히 제한적
투자자 등록/계좌개설 간편, 자동화  LEI 도입 등 개선, 운영상 문제 지속 
정보 흐름 투명, 실시간 제공  일부 개선, 글로벌 스탠다드 미달
청산 및 결제 신속, 안전, 국제 표준 부분적 개선, 완전한 국제 표준 미달
자본 이동의 용이성 제한 없음 일부 제한 존재
투자상품 가용성 다양한 상품, 자유로운 접근  파생상품 등 접근성 제한

 정부와 시장의 대응, 그리고 한계

한국 정부와 금융당국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다양한 개혁 조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 간소화, 외환시장 선진화, 공매도 제도 개선, 배당절차 투명화 등 다방면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MSCI는 “모든 쟁점이 해결되고 시장개혁이 완전히 시행되며, 시장 참가자들이 변화의 효과를 철저히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MSCI 편입 불발, 코스피와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

25일 코스피는 장 초반 3,127선까지 상승했으나,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 소식과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28억원, 1,696억 원 순매도, 개인은 2,664억 원 순매수로 대응했습니다. 코스피 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763억 원 매도 우위였습니다.

  • 단기 영향: MSCI 편입 기대감이 일부 선반영됐던 만큼, 불발 소식에 따른 단기 실망 매물과 외국인 수급 변화가 나타남
  • 중장기 영향: 최근 외국인 순매수는 MSCI 베팅보다는 정부 정책 베팅 성격이 강해, MSCI 편입 불발이 외국인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도전은 내년 6월로 넘어갔습니다. 내년 관찰대상국에 등재될 경우, 2027년 6월 정식 발표, 2028년 6월 실제 편입이 가능합니다.

남은 과제

  • 외환시장 완전 자유화: 24시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외환시장 개방 필요
  • 투자자 등록 및 계좌개설 간소화: LEI 등 글로벌 기준에 맞는 시스템 정착
  • 파생상품 등 투자상품 다양화 및 접근성 확대
  •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 조성: 규제 일관성 및 투자자 신뢰 회복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단순한 ‘지수 승격’이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와 글로벌 스탠더드 정착, 그리고 투자환경의 전면적 혁신을 요구하는 과제입니다. 정부와 시장의 지속적인 개혁과 글로벌 투자자 신뢰 회복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단기간에 달성될 수 없는 ‘마라톤’ 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