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과 친환경이 패션업계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지금, 단순한 이미지 포장에 불과했던 ‘그린워싱’이 점차 실질적인 ‘그린액션’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린워싱이란 무엇인가? 패션업계의 현실
그린워싱(Greenwashing)은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이나 브랜드가 마치 환경을 생각하는 듯한 이미지를 내세워 소비자를 기만하는 마케팅 행위를 의미합니다. 패션업계에서는 재활용 소재를 극소량만 사용하거나, 비건·친환경이라는 용어를 과도하게 사용해 실제보다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대표적으로 H&M의 ‘컨셔스 컬렉션’은 친환경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일반 제품보다 물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재활용 솔루션도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합성섬유 혼용률이 더 높았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힉 인덱스(Higg Index) 신뢰성 논란까지 이어졌습니다. 나이키 역시 ‘지속 가능 컬렉션’ 중 실제 재활용 소재 사용 비율이 10%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이처럼 패션업계의 그린워싱은 소비자 신뢰를 저해하고, 지속가능한 패션 생태계 구축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소비자 인식의 변화와 그린워싱에 대한 경계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친환경’이라는 마케팅 문구에 더 이상 쉽게 현혹되지 않습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 소비와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제품의 소재, 생산 과정, 브랜드의 실질적인 환경 기여도까지 꼼꼼히 따지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특히, SNS와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친환경 패션 브랜드의 실제 스토리와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노동자 권리, 생산 공정의 윤리성까지 확인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브랜드와 가치관을 공유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패션 브랜드들이 단순한 친환경 이미지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그린액션’을 실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패션업계의 그린액션: 진짜 친환경 전략의 실천
1. 소재 혁신과 업사이클링
플리츠마마, 래코드, Rothy’s 등은 폐페트병, 폐어망, 오래된 재고를 업사이클링하여 가방, 신발, 의류를 생산합니다. 이들은 단순히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까지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합니다.
2. 제조 공정의 친환경화
가먼트 다잉(garment dyeing) 등 폐수를 줄이는 염색 공법, 생분해성 비닐 및 친환경 포장재 도입, 에너지 절감형 생산 시스템 구축 등 제조 단계에서의 친환경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3. 소비자 참여형 캠페인
H&M의 ‘Bring it on’ 헌 옷 수거 캠페인처럼, 소비자가 직접 환경 보호에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연계해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4. 화학적 재활용 기술 개발
블랙야크 등은 기존의 물리적 재활용을 넘어, 폐플라스틱의 고분자 구조를 분해해 원료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는 진정한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 전략입니다.
글로벌 규제 강화와 패션산업의 대응
그린워싱에 대한 사회적 경계가 높아지면서,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는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친환경 광고에 과학적 입증 의무를 부과하는 등 그린워싱 방지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역시 그린워싱에 대한 소송과 처벌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한국에서도 환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법률을 근거로 그린워싱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나, 아직 명확한 판단 기준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에 따라 패션업계는 자체적으로 그린워싱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린워싱을 넘어선 브랜드들의 성공 사례
- 프라다(Prada)
프라다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이용한 신소재 에코닐(ECONYL®)로 나일론 소재를 대체하며, 친환경 생산 과정을 단편 영화로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아디다스(Adidas)
아디다스는 100% 재활용 가능한 러닝화 ‘퓨쳐크래프트 루프(Futurecraft Loop)’를 출시하고, 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로 인조잔디 축구장을 조성하는 등 실질적인 친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플라스틱병을 활용한 플리스 제작 과정을 유튜브에 공개하고, 소비자의 헌옷 기부를 유도해 새로운 상품을 만듭니다. 이는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플리츠마마(Pleatsmama)
국내 최초로 폐어망을 업사이클링한 가방을 출시하고, 지역별 폐페트병을 활용한 로컬 프로젝트를 통해 ‘제로웨이스트’ 가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패션업계의 과제
패션산업이 진정한 ‘그린액션’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 투명성 강화: 생산과정, 소재, 환경영향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수입니다.
- 지속가능성의 과학적 검증: 친환경 인증, 탄소발자국 등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지표를 도입해야 합니다.
- 소비자와의 소통: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친환경 철학과 실천을 소비자와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 기술 혁신: 섬유 간 재활용, 화학적 재활용 등 기술 혁신을 통해 진정한 순환경제를 실현해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패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그린워싱의 시대를 넘어, 실질적인 그린액션을 실천하는 브랜드만이 미래의 패션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 역시 현명한 가치 소비로 패션업계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체가 되어야 할 때입니다.
패션의 미래를 바꾸다
패션업계는 이제 단순한 친환경 이미지를 넘어, 진정한 ‘그린액션’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린워싱 논란과 소비자 인식의 변화, 글로벌 규제 강화, 그리고 혁신적인 친환경 전략이 어우러지며 패션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패션업계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어떤 실질적 변화를 보여줄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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