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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 이야기

롯데케미칼-HD현대 ‘빅딜’

by fineU 2025. 6. 13.

2025년 6월,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큰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빅딜’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바로 롯데케미칼과 HD현대(HD현대오일뱅크)의 대산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 논의입니다. 이 빅딜은 단순한 설비 합치기가 아니라, 한국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평가받습니다. 중국발 공급과잉,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복합적 위기 속에서 두 기업이 내린 결단이기 때문입니다.

롯데케미칼-HD현대 ‘빅딜’

롯데케미칼과 HD현대, 왜 ‘빅딜’이 필요한가?

중국발 공급과잉과 국내 시장의 위기

최근 몇 년간 중국은 석유화학 설비를 대규모로 증설하며 자국 내 수요를 자급자족하는 구조로 전환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석유화학 기업들은 저가 경쟁에 내몰리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특히 대산 석유화학단지는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워 타격이 컸습니다.

지속되는 적자와 구조조정 압박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양사 합작사)은 2024년 각각 1조 8255억 원, 2837억 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고, 2025년 1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제살 깎기’식 경쟁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율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정부와 업계의 구조조정 촉진

정부 역시 석유화학 업계의 사업 재편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25년 3월, 한국화학산업협회는 글로벌 컨설팅사 BCG에 사업 재편 컨설팅을 의뢰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는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에 속도를 붙이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대산 NCC 통합의 구체적 내용과 추진 방식

합작사 HD현대케미칼 중심의 통합

  • HD현대오일뱅크(지분 60%)와 롯데케미칼(지분 40%)이 2014년 설립한 합작사 ‘HD현대케미칼’이 통합의 중심
  • 현재 HD현대케미칼은 연간 85만 톤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롯데케미칼은 별도로 대산단지에서 연 110만 톤을 생산. 롯데케미칼 전체 에틸렌 생산량(450만 톤)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

통합 시나리오와 실무 절차

  • 롯데케미칼이 대산 설비를 HD현대케미칼로 넘기고, HD현대오일뱅크가 현금 또는 현물을 추가 출자해 설비를 한 법인으로 합치는 방안이 유력
  • 양사는 대형 회계법인을 통해 자산 및 합작사 기업 가치 평가를 진행 중이며, 통합 이후에는 일부 시설 폐쇄, 생산량 감축, 중복 인력 재조정 등 효율화 절차를 밟을 계획

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

  • 설비 통합으로 시설 관리비, 인건비, 간접비 등 고정비를 줄이고, 원재료 구매 협상력이 높아짐
  • 불필요한 내수 경쟁을 줄여 시장 안정화 효과도 기대

빅딜의 기대 효과와 산업 구조 변화

비용 절감 및 경영 효율화

  • 통합 후 에틸렌 생산 능력은 약 195만 톤으로, 국내 총설비의 15%를 차지
  • 비용 절감, 가동 효율화, 원료 구매 협상력 상승, 범용제품 비중 축소,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

시장 재편과 고수익 스페셜티 중심 전환

  • 수익성이 낮은 범용제품 생산시설을 통폐합하고, 고수익 스페셜티(특수화학) 제조에 집중하는 산업 구조로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
  • 대산을 시작으로 여수, 울산 등 다른 석유화학단지에서도 유사한 통폐합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

업계 전반의 합종연횡 촉진

  • 롯데케미칼은 HD현대 외에도 LG화학, SK에너지, 대한유화 등과 설비 통폐합 및 구조조정 협의를 진행 중
  • 이번 빅딜이 업계 전체의 자율적 구조조정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의 협력사례: 10년의 동행

합작사 설립과 대규모 투자

  • 2014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는 1조 2천억 원 규모의 합작계약을 체결하고, ‘HD현대케미칼’을 출범. 하루 14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하고, 연 100만 톤의 혼합자일렌(MX)을 생산하는 설비를 구축
  • 2018년에는 3조 4217억 원을 투자해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HPC)를 대산에 신설

합작사의 가교 역할

  • HD현대케미칼은 양사 NCC 설비 통합 과정에서 핵심 가교 역할
  • 양사가 생산설비를 현물 출자하고, HD현대케미칼이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생산 능력을 조정하는 방식

업계와 투자자, 정부의 시각과 반응

업계의 기대와 우려

  • 업계는 이번 대산 NCC 통합 논의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평가
  • 그러나 인력 감축, 설비 이전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노사 갈등, 지역경제 영향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존재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방향

  • 정부는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율적 구조조정에 정책적 지원을 확대할 계획
  • BCG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 재편 로드맵을 마련, 업계의 자율적 합종연횡을 촉진

투자자와 시장의 반응

  • 단기적으로는 실적 개선 기대감,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
  • 다만, 빅딜의 구체적 실행방안과 속도, 글로벌 경기 회복 여부가 관건

향후 전망과 과제: 대산에서 시작되는 ‘K-석유화학’의 재도약

대산을 넘어 여수·울산까지 확산될 구조조정

  • 대산 NCC 통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여수·울산 등 다른 석유화학단지로 구조조정이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
  • 수익성 낮은 범용제품 설비의 통폐합과 스페셜티 중심의 재편이 업계 표준이 될 전망

고부가가치화와 친환경 전환 가속

  •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패러다임이 친환경·고부가가치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
  • 이번 빅딜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미래형 석유화학 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위한 첫걸음

남은 과제와 성공 조건

  • 노사 협력, 지역사회와의 상생,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성공의 열쇠
  • 롯데케미칼과 HD현대의 ‘빅딜’이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됨

롯데케미칼-HD현대 빅딜, 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시작

롯데케미칼과 HD현대의 대산 NCC 통합 논의는 단순한 설비 합치기를 넘어,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중국발 공급과잉, 글로벌 경쟁 심화, 지속되는 적자 등 복합적 위기 속에서 두 기업이 내린 결단은 업계 전체의 합종연횡과 구조조정 가속화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대산에서 시작된 변화가 여수, 울산 등 전국으로 확산될지, 그리고 고부가가치·친환경 중심의 새로운 산업 질서가 정착될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