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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구촌 이야기

홍콩 경제를 흔드는 ‘짠테크 관광’

by fineU 2025. 6. 9.

최근 홍콩 관광 산업에는 ‘짠테크 관광’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당일치기 여행, 저가 숙박, 패스트푸드점에서의 숙박 등 극단적으로 비용을 아끼는 여행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홍콩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홍콩 경제를 흔드는 ‘짠테크 관광’

1. ‘짠테크 관광’이란 무엇인가?

‘짠테크’는 ‘짠돌이’와 ‘재테크’의 합성어로,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용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를 의미합니다. 홍콩을 찾는 중국 본토 청년층을 중심으로, 당일치기 여행이나 맥도날드 등 24시간 패스트푸드점에서 숙박하는 ‘알뜰 관광’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쇼핑보다 보험 가입, 금 투자, 문화 체험 등 실속 있는 소비에 초점을 맞추고, 숙박비와 식비를 극단적으로 절약합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부동산 경기 침체, 증시 부진,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진 중국 본토 젊은이들이 홍콩을 ‘짠테크’의 무대로 삼으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2. ‘짠테크 관광’ 확산 배경: 경제·문화적 변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홍콩은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홍콩 달러 강세와 중국 본토의 경기 침체, 위안화 약세가 맞물리며, 과거와 같은 대규모 쇼핑 관광은 급감했습니다. 그 결과, 본토에서 홍콩을 찾는 관광객들은 더 이상 명품 쇼핑이나 고급 호텔 이용보다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당일치기 여행, 시티워크, 현지 체험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홍콩 관광청이 발표한 통계에서도 확인됩니다. 2023년 8월 홍콩 방문 관광객 수는 약 400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8월 600만 명에 비해 70% 수준까지 회복되었으나, 소비액 회복은 더디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본토 관광객의 소비 패턴 변화가 두드러지며, 쇼핑보다 체험과 실속형 소비에 집중하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3. ‘짠테크 관광’의 경제적 영향: 내수 침체와 국부 유출

‘짠테크 관광’의 확산은 홍콩 경제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관광객 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1인당 소비액이 크게 감소해 소매업, 숙박업, 외식업 등 내수 산업 전반의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 당일치기 여행과 저가 숙박 선호로 인해,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 명품 매장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집니다.
  • 특히, 중국 본토 관광객의 ‘보험 가입’이나 ‘금 투자’ 등 자산 이동 목적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단순 관광 소비가 아닌 ‘국부 유출’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본토 청년들이 홍콩에서 저축보험, 생명보험 등에 가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홍콩 내 자본 유입에는 도움이 되지만, 내수 소비 진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4. 홍콩 관광산업의 구조적 위기와 정부의 대응

관광업은 홍콩 GDP의 약 5%를 차지하며, 25만 명 이상이 종사하는 핵심 산업입니다. 하지만 최근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해, 홍콩 관광산업은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홍콩 정부와 관광청은 ‘Night Vibes Hong Kong’ 등 야간 경제 활성화 캠페인을 추진하고, 다양한 할인 바우처, 무료 입장 이벤트, 야시장 운영 등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80개 이상의 대형 쇼핑몰 영업시간 연장, 문화예술 공간의 야간 투어 등으로 관광객 유치와 소비 진작을 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의 질적 소비 회복에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무료 항공권, 할인 이벤트 등 대규모 프로모션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의 체류 기간과 1인당 소비액 증대에는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5.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 체험·로컬 중심의 ‘시티워크’ 부상

최근 홍콩을 찾는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쇼핑보다 ‘체험’과 ‘로컬 경험’에 초점을 맞춘 여행 방식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 유명 관광지 대신 동네 산책, 영화 촬영지 방문, 현지 이벤트 참여 등 ‘시티워크’가 유행하며, 이를 통해 홍콩의 일상과 문화를 깊이 체험하려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관광객의 78%를 차지하는 중국 본토 방문객에게서 특히 두드러지며, 단체 관광보다 개인 여행, 실속형 여행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는 홍콩 관광산업이 과거의 ‘쇼핑 천국’ 이미지를 넘어, 새로운 체험형 관광지로 변모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6. ‘짠테크 관광’ 시대, 홍콩 경제의 미래와 대응 전략

‘짠테크 관광’의 확산은 홍콩 경제에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습니다. 내수 침체와 국부 유출, 고급 소비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이 크지만, 새로운 체험형 관광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홍콩 정부와 업계 전략적 대응

  • 체험형, 로컬 중심의 관광 상품 개발 및 마케팅 강화
  • 저가 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틈새 소비 품목(식품, 음료, 패션 등) 집중 공략
  • 사용자 경험(UX)을 극대화한 서비스 및 할인 이벤트 확대
  • 야간 경제, 문화예술, 지역 축제 등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 발굴
  • 관광객의 체류 기간 연장 및 1인당 소비 증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

결국, 홍콩 관광산업은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을 선도해야만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제 회복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