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분기, 대한민국 중고차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천항에서만 16만 6천 대의 중고차가 수출되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 9천 대 대비 52%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로써 연간 수출량은 60만~65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중고차 수출 물량의 약 80%가 인천항을 통해 처리되고 있으며, 이 일대에는 민간 중고차 업체들이 대규모 수출단지를 운영 중입니다.
지정학적 갈등과 중고차 수출 급증의 상관관계
중고차 수출이 급증한 배경에는 지정학적 갈등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는 유럽 등지에서 신차 수입이 어려워지자 한국과 일본 중고차 수입을 확대했습니다. 이에 따라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로의 수출도 급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러시아가 경제 제재로 인해 주변국을 통해 국산 중고차를 우회 수입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또한, 지난해 12월 시리아 내전 종식 선언 이후 전후 복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시리아 및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도 크게 늘었습니다.
국가별 수출 증가율과 주요 수출 시장
올해 1분기 국가별 수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요르단 274%, 튀르키예 202%, 키르기스스탄 101%, 아랍에미리트 77%, 리비아 71% 등 중동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시리아행 중고차 수출이 3월 2만 183대, 4월 1만 6,063대를 기록하며 전후 복구 수요가 중고차 수출 증가의 핵심 동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러시아와 UAE 역시 한국 중고차의 주요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와 환율, 물류비 등 외부 환경의 변화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산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 상승도 수출 호조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해외에서 한국차는 내구성과 가성비를 인정받으며, 중고차 시장에서도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환율 상승(강달러)에 따른 가격 경쟁력 강화, 컨테이너 해상 운임 하락 등도 수출 확대를 뒷받침했습니다.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해상 운임이 2022년 6,800달러에서 2025년 4월 기준 2,100달러로 급감하면서 수출업체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중고차 수출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산업 파급 효과
중고차 수출 시장의 급성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국내 중고차 수출액은 2년 만에 2배로 성장했고, 이는 중고차 가격 상승과 함께 렌터카 기업 등 관련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렌터카 업체들은 신차를 매입해 3~4년간 운영 후 중고차로 매각하는데, 중고차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매각이익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DIY 자동차 정비 문화 확산과 함께 한국산 자동차 부품 수출도 동반 성장 중입니다.
향후 전망과 과제
업계와 전문가들은 올해 중고차 수출 규모가 8조 원을 넘어 9~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신흥국 경제 성장과 지정학적 리스크,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중고차 수출 시장은 당분간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입니다. 다만, 인천항의 물류 포화와 컨테이너 터미널 부족, 각국의 수입 규제, 현지 시장의 흡수력 한계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됩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글로벌 중고차 시장 및 무역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수출 채널의 다각화와 품질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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