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시장에서 ‘파혼해서 가전 급처분’ 같은 신종 사기 수법이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파혼·폐업의 슬픈 사연을 악용하는 이유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파혼해서 혼수 가전 급처분합니다’, ‘폐업 정리로 싸게 내놔요’라는 글이 연이어 등장합니다. 이 사기수법의 핵심은 ‘신뢰’와 ‘동정심’입니다. 일반적으로 결혼이나 개업 목적의 혼수 가전, 업장 집기류는 상태가 좋은 거의 새 상품이 많고, 사정상 급하게 처분한다는 절박한 사연은 구매자의 방심을 유도합니다.
특히 ‘파혼’이란 개인적 비극의 내러티브는 다른 판매 글과 차별화를 주고, ‘가지고 있을 의미가 없다’며 시세보다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올리는 가격이 구매 욕구를 자극합니다. 이 과정에서 판매자는 “피해자가 진짜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듭니다. 하지만 실상 대부분의 물품은 생소한 저가 중국산이거나 실물조차 존재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시세 검색을 역이용하는 교묘한 가격 책정
현대 소비자는 중고거래 시 ‘최저가 검색’을 습관처럼 실행합니다. 이 점을 교묘히 노린 사기 수법이 눈에 띕니다. 사기꾼은 오픈마켓, 소규모 쇼핑몰, 포털 가격비교 사이트 등에 생소한 브랜드 가전을 실제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미리 등록합니다.
이후 중고거래 앱이나 카페에 ‘파혼해서 급처분’이라는 글과 함께 해당 제품을 이른바 ‘헐값’(예: 오픈마켓가 70만 원 → 중고가는 10~20만 원)에 판매합니다. 구매자가 “진짜 저렴하게 나온 신품인가?” 착각하게 만들어 거래를 유도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온라인 오픈마켓에 등록된 비싼 가격 자체가 조작된 것이고, 실제 제품은 낮은 품질의 중국산 신제품이거나 아예 배송되지 않는 사례도 빈번합니다.
택배 거래, 비대면 위주 수법의 확산
대부분의 신종 중고거래 사기는 ‘직거래가 어렵다’는 상황을 빌미로 택배 거래만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판매자는 “지금 타지에 있어서”, “집 정리를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없어 택배만 가능하다” 등 시급함을 강조합니다.
이때 구매자는 택배 거래의 불안정성을 감수하고 거래 대금을 선입금하게 되며, 이후 판매자는 연락두절되거나 무가치한 물건을 보내는 등 사기가 성사됩니다. 최근에는 조직적으로 가짜 신분증, 대포통장을 사용하는 사례도 늘어 추적이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피해 현황 및 실제 사례
중고거래 관련 피해는 최근 5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피해 건수는 2020년 24만 5,500건에서 2024년 36만 4,643건으로 1.5배 이상 늘었고, 피해 금액도 1,800억 원대에서 3,500억 원대로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20~30대가 가장 많이 사기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한 구매자는 10만 원짜리 피아노를 팔려다 오히려 36만 원의 사기를 당하기도 했고, 아이폰, 에어팟 등 인기 전자제품, 가전제품 등도 헐값에 혹해 입금 후 연락이 끊어지는 사례가 다수 보고됩니다.
피의자들은 여러 개의 위조 신분증과 대포통장, 조직적인 계좌 공유 등을 써가며 전국적으로 범죄를 이어가고 있어, 단순한 개인 범행이 아니라 범죄집단의 사기가 대폭 늘고 있습니다.
범죄자들이 악용하는 심리와 행태
신종 중고거래 사기는 구매자의 심리적 허점을 집요하게 악용합니다.
- 동정심 자극: 파혼, 결별, 폐업 등 사연을 적극적으로 활용.
- 급한 처분 강조: ‘당일 거래’, ‘선착순’, ‘오래 두기 싫어서 싸게 판다’ 등으로 구매 결정을 재촉.
- 불안 심리 유발: 직거래 회피, 택배/안전거래 시스템 사용 거부, 빠른 입금 요청.
- 속임수 제시: ‘더 저렴하게 해 줄 테니 네이버 페이, 오픈마켓 포인트로 입금’ 등 일반적이지 않은 거래 방식 제안.
특히 “왜 이렇게 싸게 파냐”는 합리적 의문에도 “급하다”, “정말 급처분해야 한다” 등의 답변으로 끝나 의심을 무력화시키려 듭니다.
사기 예방법 및 의심해야 할 거래 특징
치밀해진 수법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기본 수칙을 지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 검증된 브랜드, 신뢰 정보 확인: 생소한 브랜드, 리뷰 없는 제품, 후기·평점이 없는 오픈마켓 페이지 등은 경계.
- 직거래 우선: 판매자가 직거래를 지속적으로 회피하면 사기 가능성 매우 높음.
- 상대 계좌, 신분증 정보 확인: 사설 피해자 공유 사이트(더치트 등)에 계좌·연락처 조회.
- 전자상거래 안전 거래 서비스 활용: 플랫폼 내 공식 결제 시스템만 이용.
- 너무 싸거나 사연이 과한 물품 주의: 정상적 시세보다 현저하게 저렴하면 의심.
- 입금 재촉, 비정상적 결제 요구는 거절
- 파혼, 결별, 폐업 특별 사연 강조하는 게시글 반복적으로 등장하면 신고/경계
사기 피해 시 구제·법적 대응 방법
만약 사기를 당했다면, 신속히 다음 절차를 따라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합니다.
- 즉시 거래 내역 및 계좌 정보 캡처 후 경찰서 사이버범죄 수사팀에 신고.
- 사용된 계좌를 금융감독원 및 은행에 신고하여 추가 피해 방지 요청.
- 피해자 단체(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 합류해 정보 수집 및 공동대응 추진.
- 더치트, 피해자 공유 서비스에 정보 입력해 2차 피해 예방.
- 법률 상담 및 필요시 소송 제기, 피해 복구 시도.
경찰은 신종 중고거래 사기가 단발성 개인 범죄가 아닌 조직화된 그룹에서 대량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단순 신고만으로 회수 가능성이 높지 않으니 반드시 추가 증거 확보와 신속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변화하는 중고거래 시장, 소비자의 ‘경계심’이 최고 방패 ‘파혼 가전 급처분’ 사기 등 진화하는 신종 수법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감정적 사연과 교묘한 가격조작에 속지 않고, 구매자 스스로 주체적으로 합리적 의심을 늦추지 않을 때만 사기로부터 내 자신과 가족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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